일상리뷰

시어터쿰 <로테/운수> 관람후기

thesse 2020. 7. 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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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배경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왜 안만나줘"

 

 

 

 

기깔나는 시놉 및 기획의도!

연극 자체도 오랜만이었고

페미니즘 연극은 <보지의 독백(버자이너 모놀로그)> 외에 처음이어서 기대됐다!

 

 

 

 

 

 

스포없이 감상을 써보자면

두 배우의 연기가 참 좋았다. 

내가 연기알못이긴 하지만 로테 배우는 발성도 좋았고

운수에서는 처절하고 두렵고 분노스러운 감정이 잘느껴졌다.



한남들은 다 대사로만 나오는데 아주 현실반영 오지고 매우 빡침^^

단막극 두개인데 배우가 두명뿐이라서 좀 단조로울 줄 알았는데

이런저런 연출로 심심하지 않게 잘 만든거같았다.



스포전에 결론만 말하자면 내용 연출 연기 다 아주 만족스러운 연극이었다!









~ ~ ~ 이하 스포있는 감상! ~ ~ ~



순백의 공간에서 시작해서 점점 무대가 검게 물들어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검은 페인트 한줄이 바닥을 가로지를때는 저게 뭘까? 어리둥절하기만 했었는데

마침내 로테가 발디딜 공간조차 남지 않고 거칠게 어둠이 밀려들때 소름이 끼쳤다.

그 검은 공간에서 운수가 등장했을때는 이겧끝인 줄 알았다.

이제는 발디딘 곳 뿐만 아니라 벽면도 검게 물들어간다.

운수의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저 사람은 뭘까 했는데

처음에는 죽은 남편의 유령인 줄 알았다가

보다보니 운수의 마음속 죄책감과 두려움, 해방에 대한 욕구가 투사된 존재인것 같았다.



남성 의사에 의해 피해망상으로 진단받고

남성 판사에 의해 유죄로 판결받고

고구마에 빡쳐서 한참 성이 나 있는데

공연이 끝나고 두 배우가 인사를 나오더니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소리내서 웃는데

나는 이순간에 왈칵 눈물이 올라왔다.



집에 오면서 왜 그순간 울었을까 생각해봤는데,

배우들이 웃는 소리가 청량하고 표정도 너무 예뻤는데

그게 두려움과 허망함 속에 남겨진 로테와 운수와 대비되어 그랬던 것같다.

결말뿐만 아니라 연기하는 내내 슬퍼하고 불안해하고 짜증부리고 두려워하고

부정적인 감정밖에 보여줄 수 없었던 두 사람이 슬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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